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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나는 왜 시작하게 되었는가
20년 넘게 다닌 회사였다.
내 책상, 내 도면, 내 프로젝트…
모든 게 익숙했고, 어느덧 마치 내 몸의 일 부분인듯 했다.
하지만
회사가 어려워졌고,
나는 여자라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구조조정 대상이 되었다
구조조정 1순위.
내가 그 대상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말 한 마디로 끝이었다.
그날, 책상 서랍을 정리하면서
서른해 가까이 달려온 내 시간이 너무 억울했다
고작 박스 하나에 담긴 내 짐들이 아프고 서러워
나는 말없이 울었다.
조직은
그저 ‘감사합니다’와 ‘수고하셨습니다’로
사람 하나를 비우고 있었다.
나는 회사를 나왔고
세상에서 밀려나 바닥에 내던져 진거 같았다
숨은 쉬고 있었지만
살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렇게 허우적대던 어느 날
거래업체 사장님으로 부터 제안을 받았다
업체 하나 맡아보지 않겠냐는,
간단한 말 한마디.
나는 망설이지도 않았다.
아니,
망설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건 기회가 아니라
구명줄처럼 보였다.
단단한지도 확인하지 못한 채,
나는 그것을 움켜쥐었다.
살고 싶었다.
‘무너지고 있는 나’를
어떻게든 붙잡고 싶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결국 더 깊은 수렁이었다는걸 아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준비 없이 시작한 일은
줄곧 적자를 냈고,
제안했던 회사는 얼마 안 가 발을 뺐다.
그때 멈췄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멈추는 법을 몰랐다.
무언가라도 잡고 있지 않으면
내가 사라질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한 또 하나의 공사,
그곳에서도
업체의 폐업으로 3억이라는 빚이 내게 떠넘겨졌다.
사방이 무너졌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멈추면, 끝이었다.
멈추면, 내 인생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건 시작이 아니었다.
그건 절망 속에서 손을 내민
마지막 본능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대단하다”고, “용기 있다”고 말했지만
그건 용기가 아니라
짐승처럼 짓눌린 자존의 비명이었다.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나를 잃지 않기 위한 발버둥이었다.
📌 다음 이야기 3화 예고
👉 《첫 거래처 대우조선해양, 그 이름에 속았다》
익숙했던 이름, 믿었던 시스템.
하지만 그 시작은,
생각보다 훨씬 깊은 수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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