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3화. 첫 거래처, "D"조선해양 그 이름에 속았다

 

D 조선해양.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대기업이었다.

예전 직장에서 20년 가까이 이 회사를 담당했기에,
비록 설계부서였지만 나름대로 익숙한 이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거래업체 사장님이
"D 업체의 거래 입찰 권한을 줄게요"라고 했을 때,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믿고 싶었다.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입찰은 상상 이상으로 치열했다.

 

 

📌 입찰 과정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1. 입찰공고 확인

시작은 매일같이 '구매사이트'에 접속하는 일.
물품이나 공사 입찰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나 큰 물량은 대부분 이미 중견기업들과 
연초 연단위계약으로 발주는 진행되었고
남아있는 소량의 물량이 입찰에 올라왔다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일을 시작하면서 알게 되었다

2. 도면 및 입찰 자료 수령

입찰이 열리면 관련 도면과 사양서, 납기표등 사양서들을 다운받았다.
하지만 도면은 부정확하거나, 10년도 더 된 도면이거나
설명도 없는 PDF 한 장 또는 실물사진이 전부였다.
문의해도 돌아오는 답은 "직접 알아보세요"였다.
정확한 도면이 없어서 견적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확인해야 했지만 직원없이 혼자 일하는 
나 같은 소규모 업체는 현장확인을 하기위해
조선소를 갖다오게 되면 하루가 다 소진되었다
다른일을 모두 접어두고 현장을
확인하는것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3. 견적 산출 및 단가 경쟁

자재비, 외주 가공비, 운송비 등을 일일이 조사했다.
정확한 자료가 없었고 시간도 1일~3일 정도 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당연히 정확한 단가가 나올수가 없었고
그렇다고 이런저런 문제까지 감안하여 견적을
제출하기도 어려웠다
경쟁업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D 업체의 선정 기준은 무조건 최저가 수주였다
결국 '제살 깎는' 수준의 저가 입찰을 할 수밖에 없었다.

4. 입찰서 제출과 결과 대기

지정 양식에 맞춰 입찰서를 제출했다.
양식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무효 처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5. 낙찰 후 제작 → 또 다른 전쟁

낙찰이 되어도 끝이 아니었다.
불완전한 도면을 기준으로 견적서가 제출 되었기 때문에
단가가 맞지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외주제작을 진행했지만  단가가 맞지 않아
업체를 찾기도 어려웠고 찾았다 해도 단가가
저가였기 때문에 일이 밀리기 일쑤였다
조금이라도 원가를 줄이기 위해
직접 자재를 나르고, 업체 공정을 확인하고 납품도 직접 하였다
납품 전날은 품질검사 리스트를 붙잡고 밤을 새웠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쳐도
남는 것은 거의 없었다.
납품시에도 복병이 있었다
1차 QC 품질검사, 2차 현업 품질검사
1차 검사부터도 담당자가 제품도 모르고 현장을 모르는
사람들이어서 제품을 이해시키기도 어려웠고 검사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현업에서 이전 사용품들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반품하기 일쑤였다
반품은 곧 폐기후 재제작을 의미했다
이로인한 금액은 어마어마란 적자로 이어졌다

 

 

하루하루,
버티기 위해 버텼다.

그리고 결국,
나는 깨달았다.

거대한 이름 뒤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숨어 있었다.

나는 손해만 끌어안은 채,
조용히 그 거래를 접었다.

 

✨ 다음 이야기 예고
거기서 끝난 줄 알았지만,
또 다른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